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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 퇴마 연구소> 소개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2023년 9월에 개봉한 강동원 주연의 신작 영화다. 전작인 〈검은 사제들〉에 이어 이번에도 강동원은 퇴마사 역을 맡았는데 날카로운 눈매와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 이번 영화는 김성식 감독의 데뷔작인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등 굵직한 작품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어선지 첫 작품부터 몹시 흥미롭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박찬욱 감독과 함께하는 천박사 테마 연구소 GV가 열리기도 했다. 그리고 이건 누가 봐도 기생충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배우들과 공간들이 영화 첫 시퀀스부터 등장한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본 두 작품 모두 박찬욱과 봉준호 감독 월드와 연관이 있다.
바로 직전에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고, <잠>의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이렇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영화는 후렛샤의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귀신을 듣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타고난 신기와 통찰력으로 온갖 사건을 해결하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가 강력한 빙의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개인적으로는 짧은 러닝타임에 이 정도면 무난한 킬링타임용 영화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개봉 당시 190만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손익분기점이 240만 명인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아쉬운 스코어다.
영화 줄거리 & 원작과의 차이점
대대로 마을을 지켜 온 당주집 장손인 천박사(강동원).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다. 다만 사람의 마음을 읽는 신기에 가까운 통찰력 덕분에 온갖 사건을 해결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그에게 귀신을 보는 의뢰인 유경(이솜)이 찾아와 1억 원이라는 수임료로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한다.
천박사는 기술 담당 파트너 인배(이동휘)와 함께 유경의 집으로 향하고 집안에 갇혀 있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유경은 동생이 귀신에게 빙의되었다며 해결해 줄 것을 요청하는데 그때 천박사가 손목에 차고 있던 방울이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한다. 천박사는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지금까지 맡아온 사건들과 전혀 다르다는 걸 직감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과 얽혀 있는 부적인 ‘설경’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사건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원작과 비교를 해보자면 천박사는 원래 의대 경력을 바탕으로 약물을 이용해 속임수를 쓰고, 비상한 머리로 상황을 추리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일반인 캐릭터였다. 하지만 강동원을 캐스팅하면서 퇴마사 집안 장손으로 변경됐다고 한다. 배우의 매력을 최대한 활용한, 아주 똑똑한 선택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원작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전우치처럼 청동검이 중요한 도구로 등장한다. 전우치는 멀쩡한 상태에서 싸우다가 부러지고, 천 박사는 부러진 상태에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오유경도 원작에서는 과거 끔찍한 사고를 당해서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겼으나 영화에서는 원래 가지고 있던 능력으로 묘사된다.
후속작은 글쎄. 솔직 리뷰
강동원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 대부분이 그러하듯 이 영화 역시 강동원의 원맨쇼 같은 느낌이 강하다. 압도적인 기럭지에 조각 같은 얼굴. 어떤 옷을 입혀놔도 후광이 비치는 아우라에 다른 주조연들이 묻히는 느낌이다. 물론 다른 배우들이 연기를 못했느냐. 그건 결코 아니다. 허준호, 이솜, 이동휘, 김종수 모두 각각의 역할에 충실한 최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CG에 대한 평가가 많이 갈리는데 평소 게임을 좋아해서인지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퇴마를 다룬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더라도 이 정도면 꽤 준수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연출이 만화 같다는 평도 많은데, 웹툰이 원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할 일도 아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나의 평점은 별 3개 정도이다. 무난한 평타 수준이랄까. 하지만 후속작이 나온다면 극장에서 볼 것 같진 않다. 1편 스코어 보면 안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같은 입봉작 <잠>과 비교했을 때, 평론가들의 점수도 낮은 편이다. 이동진 평론가는 "스타 캐스팅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호러 코미디 액션의 조악한 접합"이라는 말로 별점 2개를. 씨네 21 이용철 평론가도 "새삼 성가시게 느껴지는 CG의 범람"이라는 말로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