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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충격 화제작 <경성크리처> 줄거리 (약 스포)
넷플릭스의 올해 마지막 기대작, 말 많았던 <경성크리처>를 드디어 보았다. 내용은 1945년 봄, 아직은 일본의 지배 아래 놓인 조선을 배경으로 두 주인공이 일본의 탐욕으로 만들어진 괴물과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다. 비주얼 장인인 박서준과 한소희가 주연을 맡아 공개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1945년 3월, 장태상(박서준)은 경성에서 가장 큰 전당포 금옥당을 운영하는 북촌의 자산가다. 어느 날 이시카와 경무관이 들이닥쳐 자신의 사라진 애첩 명자를 벚꽃이 지기 전까지 찾아내라며 협박해 온다. 모든 정보통을 동원해도 명자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하는 태상. 이때 금옥당 직원인 나월댁이 토두꾼 윤채옥, 윤중헌 부녀를 소개해준다. 채옥은 경무관의 아내인 마에다를 의심하고 명자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곳이 옹성병원이라는 정보를 알아낸다. 하지만 옹성병원은 일본인 군 관료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기에 태상은 옹성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조선인 준택을 찾아가 신분증을 빌리게 된다. 병원에 들어간 그들은 군 병동 지하가 수상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서대문 형무소에서 이송돼 온 조선인들이 한 번 들어가면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 알고 보니 옹성병원 지하에서는 조선인들을 실험 대상으로 한 끔찍한 생체 실험이 벌어지고 있었다. 일본은 패전이 가까워져 오자 새로운 무기를 만들기 위해 '나전'이라는 괴생명체를 사람 몸에 넣어 괴물로 변화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은 채옥의 엄마가 그 첫 번째 실험체라는 사실이다. 과연 그들은 악마 같은 일본군의 손아귀에서 명자와 조선인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 실험으로 괴물이 되어버린 엄마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시즌1에 대한 솔직 리뷰
솔직히 나는 재미있게 보았다. 스위트홈 시즌2가 너무 실망스러웠던 터라 같은 크리처가 등장하는 작품치고 이 정도면 중상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재미있다는 표현보다는 마음이 무겁다는 게 더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실제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굳이 시즌1을 두 파트로 나눌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박서준이 연기한 주인공 장태상은 아픈 과거도 있고 생각도 많은 인물이다. 하지만 머리 스타일부터 옷까지 너무 현대적이라 시대 배경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독립운동도 처음엔 크게 생각이 없던 인물인데 한소희에게 반해 급발진하는 듯한 인상도 지울 수 없었다. 한소이가 연기한 윤채옥은 산전수전 다 겪고 무술까지 겸비한 강인한 여성이다. 다만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도 강해 그걸 부각하려다 보니 가끔 과한 설정도 나온다. 예를 들어 조선인 학생병이 죽을 때 그녀가 오열하는 장면이 있다. 일본군들과 총격이 벌어지는 대치 상황이었는데 그녀가 슬퍼하는 동안 적들이 얌전히 기다려준다. 그러고 보니 한소희뿐만이 아니다. 드라마가 주인공 살리기에 진심이라 그들이 위험에 빠지기만 하면 화면 정지 같은 연출이 들어간다. <경성크리처>는 주연보다 조연이 더 눈에 띈 작품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생체 실험을 주도하는 이치로 원장역의 현봉식 배우다. 진짜 일본인처럼 정확힌 딕테이션에 엄청난 무게감으로 등장한다. 실제 모티브가 된 731부대의 이시이라는 인물을 너무나도 리얼하게 표현해 냈다. 알고 보면 드라마는 실제로 731부대에서 자행됐던 생체 실험들을 많이 가져왔다. 말로 하기에 너무 잔인해서 내용은 생략한다. 궁금하신 분은 넷플릭스에서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첨언하자면 어릴 때 위의 생체실험을 소재로 한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10년간 악몽에 시달린 적이 있다. 그 정도로 참혹하다.
드라마 공개 후 해외반응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전 세계 시청률 2위를 찍어버린 드라마 <경성크리처>. 인기만큼이나 해외에서도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에서 일본 반응이 참으로 가관이다. "반일 아니면 할 이야기가 없나?""이 영화를 근거로 한국과의 국교 단절을 추진하자." "역사가 대체 뭐라고 왜 우리가 비난받아야 하나?" 심지어 어떤 일본인은 "한소희 팬이었는데 그만두겠다"며 출연 배우에게 직접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다른 해외 반응은 전혀 상반된 입장이다. 한 영국인 시청자는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지만 사실에 근거한 스토리다. 나치가 악역인 영화는 많은데 독일은 일본 같은 반응을 하지 않는다. 이야기에 틈이 없다. 액션이나 크리처 물을 좋아한다면 무조건 봐야 한다."라고 극찬했다. 해외 언론도 호평 일색이긴 마찬가지다. 영국 가디언은 "스토리 캐릭터, 몰입감 높은 영상은 우리를 끌어들여 흥미롭게 만든다. 75년 전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라며 호평을 쏟아냈다. 미국 CNN은 "역사, 로맨스, 미스터리, SF괴물을 한국 드라마에 중독성 있게 혼합한 경성 크리처", 타임지 역시 "극 중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실들을 자세히 다루면서 괴물의 초자연적인 요소를 사용해 비인간적인 생체 실험, 식민지화 세계대전의 순수한 공포를 전달했다"라고 극찬했다. 때로 어떤 과거는 묻어두고 가는 게 좋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인간이 다른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수단화시킨 과거는 반드시 기억되고 영원히 회자되어야만 한다. 일본의 반응이 더 한심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비록 드라마의 개연성이나 설정에 있어서 호불호가 갈렸지만 이런 드라마가 나와준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할 따름이다. 올해 시즌2도 공개 예정이라고 하니 꼭 챙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