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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1위 충격 실화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줄거리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자마자 인기 순위 1위를 찍어버린 스페인 영화가 있다.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이다. '안데스의 기적'이라고도 불렸던 우루과이 공군 571편 추락사고와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영화는 제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 및 폐막작이기도 하다. 이미 50년이 지난 사고지만 지금 보아도 워낙 믿기 힘든 생존 실화이기에 계속해서 영화와 다큐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1972년 10월 13일, 칠레 친선 경기를 위해 우루과이 아마추어 럭비 선수들이 비행기에 올랐다. 그런데 조짐이 좋지 않았다. 13일의 금요일이었고, 기상도 점점 악화됐다. 구름이 시야를 가리고 있었지만 착륙 시간이 다가오자 기장과 부기장은 평소대로 비행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잠시 후 그들 앞에 드러난 건 새하얀 안데스 산맥이었다. 순식간에 엄청난 충격과 함께 비행기의 뒷부분이 날아갔다. 하지만 동체만 남은 비행기가 눈 위로 미끄러지면서 기적적으로 45명의 승객 중 32명이 살아남았다. 혹한의 추위와 부족한 식량 속에서도 어떻게든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리던 생존자들. 하지만 사고 11만에 라디오를 통해 들려온 건 수색 중단 소식이었다. 이미 식량도 다 떨어진 상황에서 그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최후의 선택을 한다. 죽은 사람들의 몸을 먹어서라도 우선은 살아남는 것.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는 늘어나고 결국 조난 61일째 되던 날, 로베르토와 난도 두 사람이 직접 구조 요청을 위해 나선다. 그렇게 무려 10일 동안 안데스 산맥 60km를 걸어간 끝에 강가에서 카탈란이라는 농부를 만나고 생존자들은 전원 구조되기에 이른다.
에단호크 주연 <얼라이브> 리메이크 비교
이 기적적인 생존 실화는 앞선 프랭크마셜 감독, 에단 호크 주연의 <얼라이브>라는 제목으로도 영화화된 바 있다. 처음엔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이 리메이크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소재만 차용했다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개인적으로 전작도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보았던 터라 두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두 영화의 가장 큰 차이라면 <얼라이브>가 사고를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문법대로 숨진 희생자들과 생존자들에 대한 애도에 방점을 둔다면,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은 생존자들의 감정과 유대에 좀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전작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생존자들의 앙상해진 몸, 친구들의 유품이 담긴 가방을 못 가져간다면 자신은 떠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장면, 가족들과의 재회, 왜 자신들만 살아 돌아왔는지 고뇌하는 장면까지 더 섬세하게 보여준다. 전작이 사건의 팩트에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생존자들의 내면을 훨씬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 이 외에도 디테일하게 다른 설정이 조금씩 있다. <얼라이브>의 경우 눈사태로 인해 그들이 위기에 빠지는 장면을 그들이 잠들어있는 동안 벌어지는 것으로 그렸다. 반면 이번 영화에서는 생존자들이 비행기 안에서 즐겁게 대화하는 도중 기습적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시각적 충격이 더 컸다. 전작에서는 마지막 난도와 카네사가 안데스를 넘어 물이 흐르는 계곡을 발견 기뻐하는 씬에서 바로 생존자들이 구조되는 장면으로 연결시켰다. 반면 이번 영화는 그들이 농부에게 발견되는 장면까지 모두 담아냈다. 만약 그들이 스페인 농부를 만나지 못했거나 그가 두 사람을 모른 척 지나갔다면? 안데스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페인 농부는 그들의 생존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 점을 잘 살렸다.
비하인드 실화
당시 인육을 먹었다는 이유로 식인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유가족들도 이해했다. 실제로 우루과이 가톨릭 대주교도 공식적으로 그들의 행동을 문제 삼지 않았다. 만약 끝까지 안 먹고 버텼다면 누마 투르카티처럼 몸무게가 25kg까지 빠져 모두 아사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실질적인 생명의 은인, 농부 카탈란의 일화도 재미있다. 그는 처음 두 사람을 만났을 때, 웬 지저분한 사람이 강 건너에서 자신을 부르기에 이런 산속에도 거지가 있나 싶어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대로 무시하고 가지 않은 덕분에 16명을 구한 영웅이 되었다. 그는 이후에도 생존자들과 연락을 하며 지냈는데 2020년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일화는 이들이 추락한 장소에서 동쪽으로 30km 떨어진 장소에 산악 호텔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농부를 만난 것은 서쪽으로 60km 지점. 당시 호텔엔 비상식량이 한가득 구비되어 있어서 동쪽으로 갔다면 어쩌면 좀 더 일찍 구조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고령이 된 생존자들. 지금도 몇몇은 해마다 사고 현장에 올라 사망자들 명복을 빌며 사고 현장에 세워진 십자가에 꽃을 바친다고 한다. 로베르토는 동기부여 스피커로도 활동했다고 하는데 그가 한 말을 마지막으로 남겨본다. "당신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깨닫기 위해 비행기가 추락할 때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삶에 대해 더 감사해야 합니다. 구조 헬리콥터를 기다릴 수는 있지만 너무 오래 기다리지는 마세요. 인생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봐야 할 순간이 있지만 움직여야 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나가서 당신의 헬리콥터를 직접 찾으세요. 매일 긍정적인 일을 하세요. 다음 날 더 잘하려고 노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