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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했던 기억, 삭제하시겠습니까?" <이터널 선샤인> 정보

      2005년 국내 첫 개봉 이후 10년 만에 재개봉, 한 번 더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가 있다. 바로 <이터널 선샤인>이다. 헤어진 연인이 서로에 대한 기억을 삭제하면서 진짜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로 수많은 연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영화다. "속는 셈 치고 다시 사랑을 믿어볼까 했던 영화"라는 한 줄 리뷰가 SNS에서 화제가 될 정도. 찰리 카우프만과 미셸 공드리가 각각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이 사랑에 빠진 남녀 주인공을 연기했는데 특히 이 영화에서는 짐 캐리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른 출연작에서 대부분 코믹한 이미지로 나왔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사랑에 상처 입은 남자를 진지하면서도 탁월하게 묘사했다. 처음 그가 남자주인공이라고 했을 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생각한 것은 완전히 기우였다. 영화의 제목은 알렉산더 포프의 시 구절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티 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빛)'에서 따왔다. 해당 시는 중세의 대표적인 플라토닉 커플인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편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둘은 평생을 이렇게 편지만 주고받으며 사랑을 나누었다고 한다. 카우프만은 기억을 잃은 주인공들의 행동을 통해 그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93%를 받을 정도로 독창적인 로맨 스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을 포함해 수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다.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영화 줄거리

      혹시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리 알려둔다. 영화는 조엘이 기억을 지운 다음 날인 현재에서 시작, 지우는 과정을 보여주는 과거, 그리고 다시 현재의 시간 순으로 전개된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아침을 맞은 조엘. 출근을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다 충동적으로 몬톡행 기차를 탄다. 그곳에서 그는 클레멘타인이라는 이름의 여성을 만나게 된다. 처음 만났지만 급속도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두 사람. 화면이 바뀌며 조엘이 차 안에서 오열하는 모습이 보인다. 연인 사이였던 클렘이 자신과 헤어진 후 함께 했던 모든 기억을 삭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화가 난 조엘 역시 그녀와의 기억을 모두 지우기로 한다.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사의 프로그램을 통해 추억을 하나 둘 지워나가는 조엘. 하지만 시간을 역행할수록 조엘은 클렘과 함께했던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들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사랑이 시작되던 순간의 설렘, 행복한 기억들, 가슴속에 각인된 추억들까지. "지금 죽어도 좋아, 이렇게 행복한 적 처음이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거야." 결국 조엘은 삭제를 멈추려 하지만 코마 상태에서 시작된 탓에 기억은 모두 지워지고 만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영화는 처음 시작했던 장면과 연결된다. 기억을 지운 채 다시 만난 두 사람. 과연 조엘과 클렘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다시 보고 싶은 영화 1위! 솔직 리뷰

      "이별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사랑했던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영화 <이터널 선샤인>. 헤어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100% 공감할 수밖에 없는 설정. 이 영화가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처음 볼 때보다 두 번, 세 번째 볼 때 감동이 훨씬 컸다. 실제로 이별을 겪은 후, 나이가 들어 다시 보니 새롭게 다가왔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재개봉 신드롬을 일으킬 만하다. 영화는 내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기억을 지우면 아픔도 사라질까요?" 그리고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이렇게 내린다. 사랑했었던 기억은 지울 수 있어도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는 지울 수 없다고. 기억은 사라져도 사랑은 영원히 남는다는 진실 말이다. 결국 지우고 싶은 기억이란 지울 수 없는 기억이 아닐까. 사실 이건 우리 삶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누구나 괴로운 기억 하나씩 안고 살아간다. 뜬눈으로 며칠 밤을 새워도 지워지지 않는 고통스러운 기억도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 라쿠나 같은 서비스는 없다. 있다 해도 결국 기억만 사라질 뿐 아픈 감정은 그대로 남아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 앞으로 삶을 전진시켜야 한다. 영화 속 조엘과 클렘처럼 말이다. 영화 마지막에, 지금까지 나온 로맨스 영화 최고의 명대사로 뽑고 싶은 문장이 나온다. 짧지만 강렬한 한 단어. "Okay (괜찮아요)." 못나고 부족해서 나중에 또 헤어지게 되더라도 지금 함께 있고 싶다는 강렬한 고백. 김형석 영화 평론가의 말처럼 '사랑에 대한 감성적인 잠언'과도 같은 작품 <이터널 선샤인>. 2015년에 재개봉했으니 다시 10년 뒤인 2025년, 극장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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