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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중지 THE SUN이 2월 13일 (한국시간으로는 14일)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습니다.
"토트넘의 스타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의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동료들과 언쟁을 벌이다 손가락 탈구 부상을 당했다."
안 그래도 요르단 전 영상 100번 돌려보면서 자꾸 신경 쓰였던 게 손흥민 선수 손가락이었는데요.
호주와의 경기 때 부상을 입었나? 막연히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가벼운 부상도 아니고 심지어 탈구라고요? 그것도 이강인 선수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과 몸싸움을 하다가요?
설마 루머겠지 했는데 대한축구협회마저 당시 선수들 사이에서 다툼이 있었다고 빠르게 인정한 상태입니다.
"대회 기간에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 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
오늘은 지금까지 파악된 이번 사고의 경위와 당사자, 함께 생각해볼 대한축구협회의 태도에 대해 나름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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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고 경위
해당 사고는 준결승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합니다.
손흥민 선수는 주장으로서 내일 있을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팀 단합을 위해 저녁 식사 자리에서의 개별 행동을 막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강인 선수를 포함한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려고 자리를 일찍 뜨려 하자 쓴소리를 했다고 전해지니까요.
영국 매체 더 선(THE SUN)에 따르면 손흥민 선수가 선수들에게 돌아와서 앉으라고 했지만 일부 선수가 무례하게 이야기했고, 순식간에 다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당연히 주위 동료들이 뜯어말렸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 선수는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고 합니다. (소중한 쏜 선수의 손가락이 탈골이라니요..ㅜㅜ)
결국 손흥민 선수는 7일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나온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토트넘으로 돌아가서 처음 출전한 11일 브라이튼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홈경기에서도 붕대를 하고 나왔죠. 가벼운 부상은 아니었다는 증거입니다.
2. 사건 당사자
당시 탁구를 치기 위해 자리를 먼저 뜨려 했던 어린 선수들 중에 이강인 선수(파리 생제르맹 소속)도 포함되어 있다고 전해져 더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이강인 선수는 2001년 2월 19일생으로 올해 나이 22세입니다. 손흥민 선수가 1992년 7월 8일생 31세인 것에 비교하면 아홉 살 후배인 셈이죠.
3. 축구협회의 태도
어떤 이유에서든 경기 전 팀내 선수들 간의 싸움이라는 것은 몹시 안타까운 일입니다.
누구 한쪽의 편을 들고 싶지도 않아요. 손흥민 선수의 입장도, 다른 젊은 선수들의 입장도 어느 정도는 모두 이해가 가니까요.
하지만 정작 화가나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대한축구협회 측에서 외신 기사에 대해 너무나 빠르게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 점이에요. 젊고 혈기왕성한 선수들이 모였으니 사소한 언쟁부터 심할 때는 몸싸움도 없지 않을 겁니다. 많겠죠.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02 홍명보 감독 선수 시절 때도 크고 작은 사고가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보통은 팀 분위기와 선수 개개인의 명예를 고려하여 설사 불화설이 있다 해도 노코멘트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선수간 몸싸움 기사가 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인정해 버렸네요.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 아시안컵의 실망스러운 성적은 결국 선수들 책임이다. 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은 아무 잘못도 없다'
경기 직후부터 클린스만 감독 해임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애초에 클린스만 감독을 국가대표 감독으로 앉힌 축구협회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선수들을 이용한 느낌이랄까요.
이게 마냥 뇌피셜도 아닌 것이 이번 아시안컵 경기에서 보인 총체적 문제에 대해 기자들이 대한축구협회에 질문을 해도 일주일 동안 노코멘트로 일관하더니 선수들에 대한 질문에는 1시간도 되지 않아 바로 대답을 했으니까요.
4. 또다시 제기된 클린스만 감독 문제
참 여러가지로 실망하게 만들어주시는 클린스만 감독님. 전술이 없다면 주특기인 '파이팅'이라도 넘치게 외쳐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단합을 이끌어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정작 싸움이 난 시점, 식당 안에 함께 있던 클린스만 감독은 별다른 개입을 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강 건너 불구경인가요. 세상에서 싸움 구경이 제일 재미있었어요도 아니고 말이죠. 4강전에서 요르단에 패한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꿈을 이루기 위해선 팀이 단합해야 한다 “라고 올렸는데요. 그저 실소만 나옵니다. 전날 식당에서의 상황을 빗대서 올린 거라면 한 팀의 수장으로서 더는 자격이 없어 보입니다.
자세한 내막이야 선수들 당사자들만이 제일 잘 알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안컵이 아쉽게 4강으로 끝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니 너무나 아쉽네요.
음모론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갑자기 연예인의 일탈 행동이나 범죄에 대한 기사가 뉴스를 도배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제 경험상) 십중 팔구는 정부나 대기업, 기관이나 단체에서 감춰야 하는 일이 있거나 곤란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였고요. 이번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의 싸움에 대한 기사가 도배를 하고 실시간 트렌드에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느껴지는 씁쓸함입니다.
모쪼록 이번 기사로 인해서 손흥민 선수, 이강인 선수를 비롯해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마음의 상처까지 입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