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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래드 피트와 좀비의 강렬한 만남 <월드워 Z> 줄거리

      좀비물에 대한 인기는 올해도 계속될 것 같다. 2022년 넷플릭스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2가 드디어 올해 공개된다. 이렇게 좀비물은 매년 1-2편씩 꾸준히 제작되는 추세다. 특히 국내 OTT에서 정말 성실하게 제작되는 느낌이다. <킹덤><해피니스><방과 후 전쟁활동><좀비탐정><좀비버스> 등. 세기말에 대한 공포일까. 현실에 대한 두려움의 반영일까. 나 역시 좀비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빼놓지 않고 챙겨보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재미있었던 영화라면 단연 <월드워 Z>를 추천하고 싶다. <월드워 Z>는 2013년에 개봉한 미국의 좀비 아포칼립스 영화다. 맥스 브룩스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액션과 드라마를 절묘하게 섞어놓았다. 감독은 <007 퀀텀 오브 솔러스><몬스터 볼>을 연출한 마크 포스터이며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 제리를 연기했다. 좀비 영화에 브래드 피트라니. 내게는 이 사실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급격히 상승했다. 어느날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좀비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진다. 전직 UN 조사관인 제리는 가족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좀비의 기원을 찾는 임무에 동참하게 된다. 우선 발병의 근원지로 의심되는 한국을 처음 방문한 제리. 하지만 함께 간 바이러스 박사는 총기 사고로 허무하게 죽어버린다. 결국 나 홀로 조사를 시작하게 된 제리. 과연 그는 좀비 위기에 대한 해법을 발견할 수 있을까.

      “아 심장 아파” 영화 명장면 베스트 3

      영화는 평온한 일상의 아침으로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질주하듯 스피디하게 진행된다. 가족과 함께 시내로 향하던 제리가 처음 맞닥뜨리는 시내의 아수라장 풍경. 패닉에 빠진 사람들이 버려진 마트에서 물품을 구하기 위해 죽고 죽이는 장면 등. 그중에서도 가장 나를 숨 막히게 했던 긴장감 넘치는 명장면 3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좀비로 가득 찬 아파트에서 탈출하는 장면이다. 구조 헬기를 기다리며 아파트로 피신한 제리 가족. 한 멕시코계 가족의 호의로 좀비들을 피해 무사히 집안에 숨어들지만 남아있으면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기에 제리는 함께 떠나자고 말한다. 하지만 조용히 있으면 안전할 거라 생각하고 거절하는 그들. 결국 제리는좀비와의 사투 끝에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하지만 좀비로 변해버린 멕시코계 가족을 발견하고는 씁쓸해 한다. 이 장면에서 몇 번이나 숨을 참았는지 모르겠다. 나라면 어땠을까. 멕시코 가족처럼 남는 선택을 했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안전은 가장 큰 위험을 감수하는 순간에 오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이 장면을 보며 그렇게 느꼈다. 둘째, 좀비로 예루살렘의 벽이 뒤덮이는 씬이다.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 번쯤 보았을 법한 바로 그 장면이다. 가족의 안전을 위해 좀비의 기원을 찾아 이스라엘로 떠난 제리. 도착한 예루살렘은 대규모의 장벽 공사를 완료한 덕분에 안전지대가 되어있었다. 장벽 안으로 들어온 난민들은 무사히 도착한 것에 기뻐하며 다 같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거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한 여성이 확성기를 집어 들면서 점점 소리가 커진다. 제리는 당황해서 소리를 줄이라고 말하지만 이미 게임은 끝난 상황. 소리에 자극받은 장벽 밖의 좀비들이 미친 듯이 달려들어 몸으로 탑을 쌓아서 결국 장벽을 넘어오게 된다. 이 장면에서 떠오른 단어가 있다. '안전불감증'. 벽이 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한 어리석은 행동. 덕분에 안전지대가 한순간에 붕괴되는데 허무할 정도였다. 셋째, 비행기 안에서 좀비 떼와 마주하는 씬이다. 가까스로 예루살렘에서 비행기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 제리. 하지만 안도의 한숨도 잠시. 제리가 탑승한 옆 칸에서 좀비가 나타나 스튜어디스를 공격하게 된다. 제리가 있던 칸의 사람들은 최대한 조용히 가방으로 방어막을 쌓기 시작한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가방 하나가 떨어지면서 비행기 안은 한 순간에 지옥으로 변한다. 제리는 좀비들을 밖으로 날려버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류탄을 투척하여 항공기에 구멍을 낸다. 하지만 비행기는 통제불능으로 추락하고 만다. 어쩌면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두려운 상황이 아닐까. <부산행>에도 등장했던 바로 그 공포. 밀폐된 공간 안, 도망갈 곳은 없고 좀비들은 달려드는 상황 말이다.

      국내외 반응과 솔직한 리뷰

      <월드워 Z>는 좀비에 대한 새로운 묘사와 긴장감 있는 전개, 브래드 피트의 연기 등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원작과의 차이로 인해 일부 비난을 사기도 했다. 예를 들어 좀비로 변하는 속도다. 원작에서는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 고열에 시달리다가 좀비로 변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좀비로 변하기까지 단 12초가 걸린다. 실제로 영화는 그냥 원작에서 설정만 따온 정도고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하지만 흥행적으로는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국내에서만 523만 관객을 동원, 해외에서도 손익분기점을 훨씬 웃도는 기록으로 좀비 영화 최고의 흥행 수익을 거두었다. 아마 영화의 흥행에는 상영 등급도 한 몫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좀비 영화들이 R등급, 19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받는다. 좀비 특성상 사람을 물어뜯는 잔인한 장면이 포함될 수밖에 없기에 그렇다. 하지만 <월드워 Z>에는 잔인한 고어 장면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좀비 영화가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좀비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좀비 영화로서의 정체성이 퇴색되었다는 혹평도 있다. 하지만 피와 살점이 난무해야만 좀비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좀비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도망치고 숨죽이는 상황에 대한 연출은 이 영화가 상위 1%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아파트 탈출 장면, 비행기 안의 좀비 떼 출연, 마지막 연구소까지. 숨 돌릴 만하면 심장이 조여드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삶이 좀 나태해졌다고 느껴지는 순간, 한 번씩 보면 정신 차리게 되는 영화 <월드워 Z>.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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