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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의 유통기한을 만년으로 만드는 영화 명대사들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영화를 보면 대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책상 앞에 붙이거나 핸드폰에 딱 저장해 두고 싶은 명대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만 있어도 힘이 나거나 위로를 주는 말들.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영화만 수백, 수천 편에 이르는 터라 명대사만 정리해도 노트 몇 권은 나올 터. 그런데 문제는 일일이 다 기록해 놓지 않았다는 것. 볼 땐 행복했는데 뒤돌아서면 안녕. 막상 기억나는 문장들이 손에 꼽힌다. 그 와중에 가장 먼저 딱 떠오르는 것은 스타워즈 속 제다이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인사말 'May the force be with you' (항상 포스가 함께하길). 정말 포스의 힘이 내게 깃들기라도 한 듯 한참 이 문장이 새겨진 옷까지 입고 다녔다. 쇼생크 탈출에서 레드가 앤디를 찾아 떠날 때 나오는 'Get busy living, or get busy dying' (바쁘게 살든지, 바쁘게 죽든지)도 최고다. 머리를 한 대 세게 맞는 기분이 들었다.
      이것 말고도 좋아했던 명대사들이 참 많다. 그래서 그동안 내 마음속에 찜해두었던 영화 속 명대사들을 정리해 보았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어딘가에 기록해 놔야 잊지 않고 꺼내보게 될 것 같으니 말이다. 그런데 정리하다 보니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명대사들만 베스트 10으로 모아보았다. 순위를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문장들이라 순서는 임의로 뽑았다.

      내가 뽑은 영화 명대사 베스트 3

      첫 번째, <쇼생크 탈출>(1994)에서 영화 후반, 앤디가 교도소에서 함께 있던 친구 레드에게 보낸 편지 속 대사다. 평생을 감옥에 있다가 가석방으로 출소한 레드. 그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기만 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감옥으로 다시 돌아갈까. 아니면 동료 브룩스처럼 스스로 생을 마감할까. 자신 안의 어둠에 점점 침잠하던 그가 앤디와의 약속을 기억해 낸다. 감옥에서 나오게 되면 꼭 와달라는 어떤 장소. 그곳엔 앤디의 메시지가 남겨 있었다. 자신의 일을 도와줄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기억해요, 레드. 희망은 좋은 겁니다.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몰라요. 그리고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Remember, Red. Hope is a good thing, maybe the best of things, and no good thing ever dies.)" 결국 레드는 가석방 규칙을 어기고 앤디를 찾아 조금 더 멀리 떠나보기로 한다. 어쩌면 우리들 대부분은 레드와 같은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일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에 내 인생의 다른 선택지를 그저 외면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현재 갇혀있는 감옥이 주는 안정감에 취해 그냥 그럭저럭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장면을 보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 명대사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속 스칼렛의 대사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스칼렛. 먹을 것이 없어 밭에서 생 무를 캐 먹다가 울컥해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다. "하느님이 증인이야, 난 결코 지지 않아. 이 일에 지지 않을 거야. 절대 다시는 굶주리지 않겠어. 나도, 내 가족도." (As god is my witness, they're not going to lick me. I'm going to live through this, and when it's all over, I'll never be hungry again. No, nor any of my folks.) 붉은 석양을 배경으로 주먹을 불끈 쥐고 외치는 스칼렛의 이 대사는 지금 봐도 강렬한 삶의 에너지를 전해준다. 세 번째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1993)에 나오는 대사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생존한 유대인 직원들이 떠나는 쉰들러에게 탈무드의 격언이 새겨진 반지를 주는 장면이다. "한 사람을 구함은 세상을 구함이다. (Whoever saves one life, saves the world entire)" 실제로 쉰들러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이용해 총 1,100명의 유대인을 구해낸다. 생명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시대, 그의 행동은 인류의 희망이 되어주었다.

      인생의 고비마다, 어렵고 힘든 순간 함께할 문장들

      영화의 명대사들은 그 순간의 감동으로 끝나지 않는다. 두고두고 우리 삶 속에 녹아 우리의 삶과 생각을 180도 변화시킨다. 위에서 다룬 문장은 고작 3개. 이 외에도 감동적이고 위로가 되는 말들이 너무나 많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무엇을 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포레스트 검프) "시간은 모든 것을 가져간다.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린마일) "친구를 가까이 해라. 하지만 적들은 더 가까이해라. (대부 2) "현재를 즐겨라, 너희들의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라."(죽은 시인의 사회) "계속 수영해" (니모를 찾아서) "우리는 선택할 때마다 성장한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나는 세상의 왕이다!" (타이타닉) "과거는 흘러갔고 어쩔 수 없는 거야. 그럴 땐 바로 신경 끄고 사는 게 상책이야. (라이온 킹)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을 매일 있어." (곰돌이 푸의 모험)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모든 일을 결국 사랑받기 위해서가 아닐까." (비포 선라이즈) 한 줄 한 줄 모두 집안 곳곳에 붙여놓고 싶은 말들이다. 올해도 우리에겐 분명 어렵고 힘든 일이 많이 찾아올 것이다. 슬프고 때로는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순간도 있을 것이다. 지금 나 역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하루하루 감정이 요동을 친다. 그때마다 위의 영화 속 명대사들을 떠올리며 힘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도 함께. 2024년도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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