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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선수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퇴출시키라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올 기세인데요.
과거 손흥민 선수를 비롯해 다른 동료 선수들의 발언들까지 재조명되며 이강인 선수의 인성에 대한 안 좋은 댓글이 끝없이 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한축구협회의 음모라고만 보기에도 과한 느낌입니다. 이강인 선수는 축구팬들 사이에서 그동안 어떤 이미지였던 것일까요?
오늘은 이강인 선수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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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성 논란
과거 이강인 선수는 카메라가 없을 때 팬을 무시한다는 인성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습니다. 상황은 이랬죠. 자신의 유니폼을 얻고 싶어하는 아이 팬에게 건성으로 손만 흔들어주고 무시하다가 카메라를 의식하고는 함께 사진을 찍어주었다는 거예요. 하지만 결국 이 일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아이는 당시 이강인이 소속된 발렌시아의 팬도 아니었고, 사인이나 사진을 함께 찍고 싶어하지도 않았으며 단지 유니폼만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강인 선수로서는 충분히 '팬으로 가장한 유니폼 중고 팔이'라고 의심할 만한 상황이라 모른 척 했던 거죠. 하지만 굳이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결국 함께 사진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는 이렇다 할 인성 관련 논란은 없었습니다. 평소 태도에서도 인성이 크게 나쁘다고 할 만한 부분은 보이지 않았고요.
2. 과거 동료 선수들의 발언
"강인이가 가끔 선을 살짝살짝 넘을 때가 있다."
- 조영욱 선수 (2019년 'U-20 대표 K리거 미디어데이' 인터뷰 중)
"밥을 조용히 먹고 있는데 강인이가 내가 시끄럽게 떠든 줄 알고 갑자기 '말하지마. 아, 열받네'라고 해서 순간 당황했다."
- 엄원상 선수 (2019년 'U-20 대표 K리거 미디어데이' 인터뷰 중)
"강인이만을 위한 팀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집중이 강인이에게만 가면 강인이에게도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 손흥민 선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이후 인터뷰 중)
이강인 선수는 뛰어난 선수입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작은 체구이지만 오히려 무게중심이 낮아 공을 잘 다루죠. 승부욕이 강하고 몸싸움에서도 웬만해서는 밀리지 않는 편입니다.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에요. 이전의 이천수 선수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주변에서의 응원과 격려도 대단했을 겁니다. 클린스만 감독을 포함해 손흥민 선수조차 항상 이강인 선수에 대한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으니까요. 그런데 어쩌면 이러한 계속되는 칭찬 세례가 이강인 선수에게는 독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강인 선수의 나이, 이제 22살. 너무 일찍 쏟아지기 시작한 스포트라이트에 충분히 자만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니 손흥민 선수가 남긴 말이 얼마나 사려깊은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네요. 이강인 선수만을 위한 팀이 되면 안 된다는 말은 결국 한 선수의 개인기로 경기가 화려해질 수 있을진 모르나 팀의 분위기에도, 선수 개인의 성장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의미했던 겁니다. (다시 한 번 리스펙합니다. 쏜 선수...)
3. 적대적 언론 기사
젊은 혈기에 다소 과한 언행이나 행동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동료간의 싸움이나 언쟁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모두 긴장할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긴장을 푸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강인 선수는 탁구를 치면서 긴장을 풀려고 했을 수도 있어요. 물론 캡틴 손의 생각은 달랐지만요. 그 과정에서 이강인 선수가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손흥민 선수가 부상을 당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 쏟아지는 뉴스 기사들을 보면 이강인 선수에 대한 비난과 질타가 점점 수위를 높여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사 제목들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이토록 일파만파 커지는 것은 왜일까요? 아무리 축구협회 측에서 보이지 않는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해도 이건 좀 과하다는 생각입니다. 거의 '마녀사냥'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4. SNS 사과문에 대한 생각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강인 선수가 손흥민 선수의 지시에 따랐어야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주장이 괜히 주장인가요. 아무리 본인 생각과 달라도 9살 연상의 대선배, 그것도 팀의 주장에게 반기를 드는 행동은 분명 잘못된 행동입니다. 어쩌면 이강인 선수 본인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단지 이것이 이토록 대대적으로 기사화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겠죠. 어쩌면 그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은 알지만, 친한 형과 다툰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던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과문을 올리면서 첫 문장도 이렇게 올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성의가 부족하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2% 부족한 사과문이라는 등등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크게 지적하는 것은 손흥민 선수에게 왜 직접적으로 사과하지 않느냐하는 것인데요.
저는 오히려 이렇게 공식적인 사과문을 낼 때 특별히 손흥민 선수만 언급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부상을 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리에는 격분한 두 사람을 말리기 위해 애쓴 다른 선배 선수들도 분명 같이 있었습니다. 이강인 선수는 그들 모두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에요. 물론 손흥민 선수에게는 따로 개인적으로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이고요.
저는 이번 일로 이강인 선수도 깨달은 점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일정 기간 자숙의 시간도 필요할 거예요.
다만 재능 넘치고 앞날이 창창한 선수가 이번 일로 한 순간에 무너지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이강인 선수가 대한민국을 위해서 싸워야 할 경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요.
거듭 이야기하지만 이번 아시안컵의 결과는 결코 선수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팀 분위기가 와해되는 걸 뻔히 보면서도 손 놓고 있었던 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 가장 큰 책임은 둘에게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