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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의 인기가 날로 거세지고 있습니다.
개봉 10일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이 흐름이라면 1000만까지는 무난히 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관객 평점도 8.27점으로 좋은 편입니다.
<검은사제들><사바하> 등으로 오컬트 장르의 장인 반열에 오른 장재현 감독의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모았습니다. 여기에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이라는 최강 캐스팅 조합만으로도 극장에 달려갈 이유는 충분하죠.
오늘은 <파묘> 줄거리와 영화 속에 숨겨져 있는 디테일, 인기 요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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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묘> 한 줄 요약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으로부터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과 ‘봉길’이 풍수사 ‘상덕’, 장의사 ‘영근’과 함께 묫자리를 이장하기 위해 파묘를 진행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끔찍한 존재와 비극적인 한국사
2. <파묘> 천만 관객!? 영화 인기 요인
<파묘>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330만 명입니다. 이미 가뿐히 넘은 상태죠. 그리고 지금 속도라면 개봉 한 달 이내에 1000만 돌파도 꿈은 아닐 것 같습니다. <파묘>와 자주 비교되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의 스코어와 비교해도 놀라운 속도입니다. 당시 엄청난 화제 속에 <곡성>도 개봉 11만에 450만 관객을 돌파하였는데 <파묘>는 그보다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니까요. 참고로 <곡성>의 최종 관객수는 680만이었습니다. 그럼 이와 같은 엄청난 인기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건 3가지입니다.
1) 실제로 빙의된 듯한 주인공들의 열연
대살굿을 행하는 김고은 배우의 신들린 듯한 연기를 비롯해 현직 풍수사의 포스를 뽐내는 최민식 배우의 모습이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압도하며 끝까지 시선을 돌릴 수 없도록 만듭니다. 파묘 캐스팅 당시 신인이었던 이도현 배우 역시 그동안 <스위트홈><더 글로리> 등을 통해 엄청난 연기 성장을 거듭하며 대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고요.
2) 심리적 긴장감을 최고조로 높이는 연출력
<검은사제들>이나 <사바하>에서도 느꼈지만 장재현 감독은 영화적 긴장감을 높이는 데 있어서 정말 탁월한 감독입니다. 작중 박지용이 호텔 내에서 김상덕과 전화하며 창문을 연 순간 갑자기 귀신에 빙의되는 장면이 있는데요. 정황상 문밖의 김상덕이 100% 귀신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터라 허를 찔린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식의 연출이 영화 전반을 휘어잡으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듭니다.
3) 비극적인 한국사를 풍수지리와 함께 연결했다는 점
한반도의 정기를 끊어놓기 위해 실제로 일본인들이 여기저기 쇠말뚝을 박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습니다. 진위여부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듯 하지만 <파묘>에서는 그 내용을 차용해와 실체화된 일본의 '오니'를 우리 민족의 맥을 끊는 쇠말뚝으로 등장시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뼈아픈 설정이지만 이를 없애기 위한 주인공들의 고군분투를 보며 우리는 영화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고요.
3. 영화 속에 숨겨진 7가지 디테일 (스포주의)
1) 주인공들이 타는 차량번호
화림과 봉길이 탄 차는 0301, 상덕과 연근이 탄 차는 0815, 마지막으로 영근이 소유한 운구차 번호는 1945입니다. 순서대로 삼일절,광복절, 그리고 대한민국이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이룬 해를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파묘>를 다 보고 나면 이런 식으로 영화 전체에 항일 메시지가 곳곳에 숨겨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독립운동가 이름에서 따온 주인공 이름
화림은 한인애국단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이화림, 상덕은 독립운동가 김상덕, 영근은 을미사변에 가담한 우범선을 처단했던 구한말 개화파 정치인 고영근, 봉길은 독립운동가 윤봉길에서 따왔습니다. 도깨비 놀이 장면에서 누워 있는 봉길을 향해 윤씨 아재라고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성과 이름을 붙이면 결국 봉길의 풀네임은 윤봉길임을 알 수 있지요.
3) 봉길의 몸에 있는 문신
봉길의 몸에 있는 문신은 봉길을 지켜주는 부적 같은 존재였는데요. 극중에서는 금강경이라고 나오는데, 실제로 확인해보면 태을보신경의 구절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태을보신경이란 도교의 경문으로 앉은굿 법사가 잡귀 잡신을 내쫓기 위해서 도교의 태을(상제)에게 올리는 독경문이랍니다.
4) 묘의 주인
베를린 영화제에서 소개된 설명을 보면 후손들이 한국에 살지 못할 정도로 악명이 높아서 미국으로 망명한 캐릭터라고 되어 있습니다.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오적 중 한 명을 염두한 캐릭터라고 볼 수 있는데요. 실제로 이완용은 부관참시 당할까 두려워 전국에 묘를 6개나 만들었다고 하는데 결국 1979년 증손자인 이석형에 의해 파묘되고 화장당해 인근에 뿌려졌다고 합니다.
5) 묘에서 나온 뱀 vs 돼지 띠 인부
일꾼 중 한명이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뱀을 보고 놀라 삽으로 머리를 자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 뱀은 여자의 머리와 뱀의 몸을 가진 '누레온나'라는 일본 요계 중 하나입니다. 요계 치고는 너무 쉽게 죽는 게 아닌가 싶지만 12간지에 따르면 뱀의 상극은 돼지로, 인부가 돼지띠라 가능했던 설정으로 보입니다. 즉 뱀은 돼지에게 물려 죽을 수 있어도, 돼지는 뱀에게 물려도 죽지 않는다는 거죠.
6) 비오는 날 화장
박지용이 관에서 나온 할아버지 귀신에 의해 죽임을 당하자 상덕 일행은 급하게 관을 화장해 버립니다. 비가 오는 날에 화장하면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가지 못하기에, 비오는 날에는 절대 화장하지 않는다는 법칙을 깨고 진행한 것인데요. 알고 보니 할아버지는 엄청난 친일파였잖아요. 당연히 좋은 곳으로 못 가겠죠? 어쩌면 장재훈 감독이 이런 부분까지 의도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여전히 친일파에 대한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그들의 자손은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으니까요.
7) 봉길 캐릭터
장재원 감독은 실제로 고등학교 때까지 야구 선수를 하다가 신내림을 받아서 무속인이 된 분을 모티브로 봉길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무속인이 실제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온몸에 문신을 했었다고 하네요.
이상 <파묘> 영화 속에 숨겨져 있는 7가지 디테일과 인기 요인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오컬트 장르에서 1천만 관객이 나오기가 쉽지 않음에도 역시나 기대할 수밖에 없는 요소가 가득한 영화네요.
올해 최고의 흥행작이 될 <파묘>, 공포영화 수위도 그리 높지 않으니 혹시 아직 안 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 영화관에서 직접 보시길 추천드리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