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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에 나 홀로 <마션> 정보와 줄거리

      "나 홀로 화성에 낙오된다면?" 이런 기발한 상상으로 시작된 영화 <마션>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15년작이다. 나는 이 영화를 한 마디로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가장 행복한 재난 영화라고 말이다. 그만큼 영화는 사태의 심각성에 비하면 시종일관 유쾌하고 밝고 명랑하게 전개된다. 앤디 위어의 소설 '마션'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화성판 로빈슨 크루소를 보는 느낌이다. 맷 데이먼, 제시카 채스테인, 마이클 페냐, 크리스틴 위그, 제프 대니얼스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한 점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한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행복했다.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 마크는 식물학자로 아레스 3팀 대원들과 함께 화성 탐사 임무를 수행 중이다. 하루는 그들에게 거대한 모래폭풍이 닥친다. 위험 상황을 감지한 팀은 지구로의 귀환을 결정한다. 하지만 철수 도중 마크는 부러진 안테나 잔해에 관통당해 날아가는 사고를 당한다. 동료들은 그의 생명유지장치까지 꺼진 것을 보고 죽었다고 생각해 화성을 떠난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마크는 결국 홀로 화성에 방치된다. 도저히 생존이 불가능할 것 같은 절망적인 환경. 다음 비행선이 올 때까지 식량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마크는 포기하지 않는다. 특유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문제를 하나둘씩 해결해 나간다.

       

      영화 속 과학적 오류

      앤디 위어의 소설은 철저한 과학적 고증에 의해 쓰인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영화는 생존기라는 이야기 전개상 어쩔 수 없이 일부 오류임을 알면서도 그대로 사용했다.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 처음 마크가 낙오되는 설정에서 등장한 모래폭풍 장면이다. 마크는 폭풍에 휩쓸려 날아가는 바람에 대원들과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화성은 대기압이 지구의 1% 내외라서 폭풍이라 해도 풍압이 약해 절대 영화처럼 사람이 날아가지 못한다. 원작에서 모래 폭풍의 풍속을 175km/h로 묘사하고 있는데, 지구에서야 이 정도면 태풍 급이지만 화성에서는 '산들바람'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둘째, 살아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망에 망연자실한 마크가 화성의 붉은 일몰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원래대로라면 화성은 지구와 달리 얇은 대기와 먼지로 인해 푸른빛의 노을이 되어야 맞다. 셋째, 영화에서 감자 재배구역이 폭발했을 때 커다란 구멍이 나서 비닐과 덕트테이프로 막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 그 정도 구멍이면 엄청난 힘이 가해져 테이프와 비닐 정도로는 막을 수 없다고 한다. 넷째, 마크가 기지 밖으로 돌아다닐 때 지구처럼 걸어 다니는데 이것도 오류다. 과학 영화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대번 알았을 텐데 화성도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중력이 약할 경우 지구처럼 걷다간 균형을 잃고 바로 넘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달착륙한 우주 비행사들이 폴짝폴짝 점프하며 돌아다닌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어깨가 흔들. 흥겨운 영화 OST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백미는 바로 70년대 디스코팝으로 무장한 OST다. 모두가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신나고 흥겨운 노래들이 영화 사이사이에 절묘하게 들어가 있다. 굳이 디스코가 아닌 곡을 찾자면 데이비드 보위의 1972년작 앨범 Ziggy Stardust에 수록된 'Starman' 정도.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마크 와트니도 좋아했던 바로 그 곡. 도나 서머의 Hot Stuff다. "내가 이곳에서 죽는다면 바로 이 음악들 때문일 거야"라고 할 정도로 대장 루이스의 선곡에 몸서리를 치던 마크. 그가 유일하게 마음에 들어 한 곡이 바로 이 노래다. 디스코에 락 장르가 섞여있어서 들으면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영화 속에서도 마크가 로버를 몰면서 흥겹게 발을 구르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외에도 <마션>에는 주옥같은 음악들이 정말 많이 나온다. 비키 수 로빈슨의 'Turn the Beat Around', 휴스 코퍼레이션 'Rock the Boat', 셸미 휴스턴 'Don't Leave Me This Way', 데이비드 보위 'Starman', ABBA 'Waterloo', 오제이스 'Love Train', 글로리아 게이너 'I Will Survive'. 특히 영화 엔딩에 흘러나오는 마지막 곡은 마크의 심정을 그대로 대변하는 제목이라 극장에서 볼 때 감격스러울 정도였다. 화성에 낙오된 한 남자의 유쾌한 생존기 <마션>. 우주 재난영화 치고 이토록 밝고 유머러스한 영화는 앞으로도 두 번 다시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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